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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설정 |
|---|---|
| 장르 | 신과 인간이 함께 역사를 만드는 신화 판타지 |
| 현재 시대 | 시즌 1 · 전근대 |
| 인간 세계 | 해동 제국, 대연, 벨루아 왕국, 마사르 술탄국 |
| 신들의 도시 | 아카식 레코드 |
| 기록의 총체 | 진리 |
| 최고 조율 기관 | 창세회 |
| 주요 파벌 | 광명파, 장막파, 독립파 |
| 신의 기원 | 이어지는 기억과 이야기, 인간의 삶에 맺힌 의미와 깨달음 |
| 세계의 법칙 | 되풀이된 의미는 무게를 얻고, 충분히 무거워진 의미는 세상에 흔적을 남긴다. |
처음에는 어둠조차 없었다. 어둠이라 부를 자리도, ‘처음’이라 셀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다.
홀로 깨어 있던 이를 후대는 창조주, 또는 첫 기록자라 불렀다. 창조주는 무에서 무언가를 꺼내지 않았다. 서로 뒤엉켜 있던 모든 가능성을 하나씩 갈라 세우며 세계가 머물 자리를 만들었다.
창세록에서 말하는 하루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아니다. 창조주가 한 가지 일을 마치고 손을 거둔 단위를 후대의 기록자들이 하루라 불렀다.
창조주는 가장 먼저 거리를 만들었다. 가까움과 멂이 갈라지고, 안과 밖, 위와 아래가 자리를 얻었다. 빛보다 먼저 머물 곳이 생긴 셈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들도 이제는 어디엔가 존재할 수 있었다.
이날부터 서로 다른 두 존재는 완전히 같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만나려면 반드시 그 사이의 거리를 건너야 한다.
창조주가 빈 자리를 한 번 두드리자 첫 소리가 났다. 두 번째 울림이 뒤따르며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앞과 뒤가 생기자 변화와 기다림도 태어났다. 훗날 생명이 늙고 죽는 법도 이때 세워졌다. 이 세계의 그림자는 빛이 아니라 지나간 때가 남긴 흔적이라고 전한다.
창조주는 흐르는 시간을 접어 굳혔다. 오래 머무는 조각은 돌과 땅이 되었고, 멈추지 못한 조각은 물과 바람이 되었다. 서로 부딪쳐 튄 조각은 하늘 높이 올라 해와 달과 별로 타올랐다.
대지와 바다, 하늘과 천체가 제 궤도를 찾자 세계는 처음으로 빛과 무게를 함께 얻었다. 아직 생명은 없었지만 세계는 스스로 돌기 시작했다.
돌도 바다도 스스로 까닭을 묻지 않았다. 창조주는 답 없는 질문을 모아 인간을 빚고, 짧은 생과 긴 호기심을 주었다.
인간은 보이는 것을 부르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상상했다. 창조주는 정답을 가르치지 않았다. 선택하지 못하는 존재는 이야기도 만들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인간이 서로에게 붙인 이름은 소유의 표식이 아니었다. 그 이름에는 ‘나는 너를 알아본다’는 약속이 담겼다.
인간은 텅 빈 세계에서 홀로 눈을 떴다. 잠든 이들이 푸른 숲과 온갖 짐승을 꿈꾸자 창조주는 그 꿈에 숨을 나누어 주었다.
소망만 몸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악몽에서 빠져나온 것들도 숲과 심해에 둥지를 틀었다. 그 뒤로 숲은 꽃과 독니를, 바다는 물고기와 괴물을 함께 품었다고 《창세록》은 전한다.
꿈에서 태어난 생명은 원래의 꿈과 완전히 같지 않았다. 숨을 얻은 순간부터 저마다 제 길을 골랐기 때문이다.
이름과 이야기는 그것을 기억한 마지막 사람이 죽으면 함께 사라졌다. 창조주는 기억을 사람에서 사람으로 건너게 했고, 되풀이된 이야기에는 의미의 무게가 쌓이게 했다.
오래 기억된 것은 흔적을 남겼다. 수없이 불린 이름은 언젠가 부름에 답할 힘을 얻었다. 훗날 신이 태어나는 법칙은 이날 마련되었다.
숭배만이 신을 낳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이야기와 습관, 쉽게 잊히지 않는 감정과 여러 세대가 되풀이한 행동도 신성의 씨앗이 된다.
한 사람의 생에 거듭된 질문과 선택도 의미를 깊게 한다. 훗날 인간 가운데는 그 삶에서 얻은 깨달음과 극복을 통해 스스로 신격에 이르는 이도 나타난다. 여러 사람에게 전해진 기억과 한 사람이 살아 낸 의미는 이날 놓인 법칙 안에서 세계에 남는다.
일곱째 날, 창조주는 더 만들지 않았다. 세계가 제 힘으로 돌고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런 뒤 모든 길이 만나는 돌 의자에 앉아 처음으로 눈을 감았다.
그 쉼은 마지막 창조이기도 했다. 명령하지 않는 시간, 누구도 대신 채울 수 없는 여백이 세상에 남았기 때문이다.
시작은 내가 적었으나 다음 줄은 이 세계의 몫이다.
창조주가 남겼다고 전해지는 유일한 문장이다.
휴식이 끝났어야 할 아침, 돌 의자는 비어 있었다. 의자까지 이어진 일곱 발자국은 남았으나 돌아 나온 흔적은 없었다. 모든 기록에서 창조주의 이름이 놓였을 자리만 텅 비어 있었다.
사람들은 창조주가 세계 밖으로 돌아갔다고도 하고, 자신이 세운 법칙 속에 흩어졌다고도 한다. 어느 설도 증명되지 않았고 창조주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창조주가 사라진 뒤에도 여섯째 날의 법칙은 멈추지 않았다. 인간이 오래 기억하고 말하며 의미를 더한 것들에서 마침내 신이 현현했다. 인간의 이야기는 신을 낳고, 신의 응답은 다시 인간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남겼다. 신과 인간의 시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세계에 남은 모든 기록의 총체를 진리라 부른다.
진리는 한 권의 책도, 모든 질문에 답을 주는 존재도 아니다. 왕조의 연대기와 길가에서 주운 편지, 잊힌 신의 이름과 서로 어긋나는 증언까지 그 안에 남는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믿은 기록과 실제로 벌어진 일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 진리는 그 차이마저 품는다.
어떤 신도 진리 전체를 소유하거나 끝까지 읽을 수 없다. 오래된 기록을 찾아낼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모든 사정을 안다고 할 수는 없다. 신들이 기록을 보존하고 서로의 증언을 맞춰 보는 까닭이다.
진리에 남은 흔적은 신도시의 서고와 회랑, 오래된 성물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 흔적을 발견하고 뜻을 읽는 일은 저마다 다른 신화를 낳는다.
신이 처음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을 현현이라 부른다. 오랜 기억 속의 의미가 이름과 형체를 얻기도 하고, 인간으로 살아온 이가 자기 삶에 맺힌 의미를 통해 신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신은 거대한 자연에서만 태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거듭 뜻을 부여했다면 밤길도 귀향도 잊힌 이름도 신의 관장이 된다. 오래된 바다의 신과 갓 생겨난 소문의 신이 같은 거리를 걸을 수 있다.
현현한 신은 자신을 낳은 이야기의 흔적을 지니지만 그 이야기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태어난 뒤에는 생각하고 선택하며, 새로운 만남과 사건을 통해 달라진다. 인간에게서 비롯되었어도 인간의 뜻에 묶인 존재는 아니다.
인간으로 살아온 이가 초월하여 신이 된 경우를 인신이라 부른다. 인간이었을 때의 삶은 그 신 자신의 과거로 이어진다. 처음 배운 말과 오래 쓴 도구, 지키지 못한 약속도 남는다. 인간으로 태어난 때와 신으로 현현한 때를 따로 헤아리는 신들이다.
어떤 이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의미로 기억되며 신격에 이른다. 그가 남긴 업적과 선택이 다른 이들의 생활에 스며들고, 사람들은 언어나 약속, 귀환을 이야기할 때 그 이름을 함께 떠올린다. 가령 쉽게 익힐 글자를 만든 이의 이름이 편지와 학당을 따라 전해져, 서로 뜻을 전하는 일의 대명사가 될 수 있다. 그 의미가 신성을 이루고 당사자의 삶으로 이어질 때 인신이 현현한다. 무엇으로 기억되는지가 그 신의 기원을 설명한다.
스스로의 깨달음과 극복을 통해 신격에 이르는 이도 있다. 오래 마주한 질문과 한계를 지나 얻은 의미가 그 사람이 존재하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인간으로 익힌 기량을 넘어 자기 관장에서 비롯된 권능이 드러난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곳에서도 이런 초월은 일어날 수 있다. 고된 수련뿐 아니라 배움과 창작, 오랫동안 누군가를 돌본 삶에서도 그 길을 찾는다. 사람들에게 기억된 업적과 자신의 깨달음이 함께 신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신격에 이르는 일을 세계의 기억에 이름을 새긴다고도 한다. 평범한 인간의 삶도 이미 진리의 일부다. 인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그 삶에 맺힌 의미를 자기 관장으로 드러내는 존재가 되는 데 있다. 진리는 그 변화를 품으며, 인신도 다른 신처럼 자신의 기원과 세계에 남은 흔적을 살핀다. 자기 삶에서 얻은 깨달음만으로 진리 전체를 읽을 수는 없다.
생전에 신이 되는 이도 있고, 죽은 뒤 오랜 세월이 지나 현현하는 이도 있다. 사후의 인신은 세계에 남은 자기 삶의 기록을 따라, 그 삶을 실제로 살았던 당사자로서 신격에 이어진다. 한편 어느 영웅의 전설에서 새로운 자아가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 신은 영웅의 이름과 모습을 닮아도 인간으로 살았던 본인과는 구별된다. 서고에 전기 한 권이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주인을 다시 불러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와 인신 자신의 기억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존경을 받은 일뿐 아니라 두려움과 원망을 남긴 일도 그 기원이 된다. 잘못 전해진 이야기는 과거에 실제로 벌어진 일을 바꾸지 않으며, 인신은 자기 이름에 쌓인 기대를 받아들이거나 다른 뜻을 밝힌다. 신이 된 뒤의 선택도 그 삶에 더해진다.
인신의 관장과 권능, 신역에도 살아온 경험이 배어 있다. 언어를 주요 관장으로 삼고 문자와 뜻의 전달을 고유 영역으로 품을 수 있으며, 인간 시절의 작은 서재가 신역에 남을 수도 있다. 같은 언어의 신이라도 각자 다른 삶과 기억에서 비롯된 독립된 존재다. 인신은 신도시에서 그런 이웃을 만나고, 인간으로 맺었던 인연과 새로 고른 약속을 함께 이어 간다.
신은 늙어 죽지 않는다. 생전에 초월한 인신은 함께 자란 벗이 늙고, 자신에게 배우던 제자의 마지막을 지키는 일을 겪을 수 있다. 예전 이름으로 불러 주던 사람을 떠올리며 고향을 찾거나, 오래된 이별이 새삼 아파 한동안 돌아가지 못하기도 한다. 인간 시절의 잘못과 지키지 못한 약속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도 있다. 뒤늦게 사과할 말을 찾았을 때 그 말을 들을 사람은 이미 떠났을 수 있다. 후손과 새 인연을 맺더라도 그들이 선조의 원망과 약속을 모두 떠맡지는 않는다.
기쁜 기억도 긴 시간을 함께한다. 고향의 음식을 맛보며 함께 웃던 식탁을 떠올리고, 좋아하던 사람이 가르쳐 준 노래를 새 벗과 부르기도 한다. 누구의 목소리였는지 흐릿해져도 그 말을 들었을 때의 기쁨이나 서러움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같은 기억이 어떤 날에는 슬프고 다른 날에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인신은 떠난 이를 그리워하면서도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기쁨을 나눌 수 있다. 살아온 일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신이 된 뒤의 만남과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신에게는 존재의 뿌리가 되는 주요 관장이 있다. 죽음, 바다, 약속처럼 중심이 되는 첫 번째 관장을 영역 카테고리로 삼는다. 그 아래에는 한 신만의 경험과 해석을 담은 고유 영역이 놓인다.
죽음을 주요 관장으로 삼아도 어떤 신은 장례와 애도를, 다른 신은 잊힌 이름과 평온한 마지막을 고유 영역으로 품는다. 같은 카테고리에 속한 신들은 힘을 나눠 가진 분신이 아니다. 각기 다른 기억에서 태어난 독립된 존재다.
관장의 크기는 서열이 되지 않는다. 바다를 맡은 신이 한 사람의 약속을 맡은 신보다 반드시 강하거나 오래된 것은 아니다. 그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 내는지가 한 신의 모습을 결정한다.
신의 이름은 그 존재를 알아보는 첫 번째 약속이다. 상징과 공물, 금기와 축복은 그 이름 둘레에 쌓인 기억을 드러낸다. 무엇을 상징으로 삼고 누구에게 손을 내미는지에 따라 같은 관장을 지닌 신도 전혀 다른 신화를 남긴다.
신역은 한 신의 관장과 기억, 성격과 바람이 세계의 모습으로 펼쳐진 곳이다. 늘 해 질 무렵의 빛이 머무는 신역도 있고, 주인의 허락 없이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신역도 있다. 풍경뿐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예법도 신마다 다르다.
신역의 주인은 문을 열어 손님을 맞거나 닫고 홀로 머물 수 있다. 누군가의 신역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 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안으로 발을 들이는 일과 같다.
권능은 신이 자신의 관장을 세상에 드러내는 힘이다. 같은 불을 관장해도 한 신은 추위에 떠는 이를 데우고, 다른 신은 남은 흔적을 재로 돌린다. 권능을 언제, 왜, 누구를 위해 쓰는지가 그 신을 보여 준다.
이 세계의 역사는 전근대에서 근대를 거쳐 현대로 이어진다. 시즌은 그 시대를 구분하는 단위이며, 지나간 일을 지우고 처음으로 돌아가는 순환이 아니다.
| 시즌 | 시대 | 생활의 중심 |
|---|---|---|
| 시즌 1 | 전근대 | 궁정과 조정, 문파와 상단, 길드와 시장, 강과 육로를 오가는 교류 |
| 시즌 2 | 근대 | 산업과 교통의 성장, 달라지는 국가와 도시, 넓어지는 인간의 생활권 |
| 시즌 3 | 현대 | 거대 도시와 대중사회, 빠르게 퍼지는 정보, 일상 가까이 놓인 신화 |
현재 무대는 시즌 1의 전근대 세계다. 말과 배가 사람을 옮기고, 편지와 소식지가 먼 곳의 소식을 전한다. 궁정의 의례와 장터의 소문이 같은 시대를 움직인다. 인간의 기술과 신의 권능은 함께 존재하지만 서로 같은 것은 아니다.
시즌 중 신과 인간이 남긴 선택은 다음 시대의 제도와 풍습, 도시의 모습에 이어진다. 한 번의 약속이 관례가 되기도 하고, 새로 열린 길을 따라 마을이 도시로 자라기도 한다. 나라마다 어떤 평판을 얻고 누구와 가까워질지는 그 역사 속에서 정해진다.
인간들의 생활은 네 나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각 나라는 고유한 복식과 건축, 예법과 기록 문화를 지녔다. 신앙과 관장 영역은 국경을 넘으므로 어느 나라에서든 다양한 신을 만날 수 있다.
| 나라 | 문화 모티브 | 중심 도시 | 첫인상 |
|---|---|---|---|
| 해동 제국 | 한국 | 제도 서라 | 겹겹의 궁궐과 조정, 단청 아래 이어지는 의례 |
| 대연 | 중국·무협 | 황도 연경, 강호 도시 하진 | 황가 아래 펼쳐진 문파와 세가, 객잔과 표국의 강호 |
| 벨루아 왕국 | 프랑스·서유럽 | 왕도 몽클레르 | 석조 궁전과 살롱, 광장과 길드의 도시 |
| 마사르 술탄국 | 이집트·중동 | 수도 자히라 | 큰 강과 성채, 시장과 학당이 맞닿은 도시 |
해동은 궁궐과 조정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제국이다. 황제가 나라를 다스리고, 조정의 대신과 관료들이 정사를 논한다. 예법과 문서, 공적인 절차가 권위를 드러낸다. 신에게 올리는 제례 역시 황실과 조정의 중요한 일이다.
제도 서라는 산을 등지고 여러 궁과 관청을 품은 도시다. 정전 앞 넓은 마당에서는 조회가 열리고, 후원에서는 연회와 시회가 이어진다. 궁중 서고에는 역대의 기록이 쌓이며, 사관은 화려한 행차 뒤에 오간 말 한마디까지 적는다.
단청과 기와지붕, 비단 관복과 격식을 갖춘 머리쓰개, 궁중악과 정제된 춤이 해동의 얼굴을 이룬다. 궁 밖으로 나서면 남문 장시와 객주, 공방과 골목이 이어진다. 황실의 명을 받아 일하는 장인도 있고, 궁중에서 유행한 옷감을 먼저 구하려는 상인도 있다.
해동의 기록은 조정의 공식 문서에만 머물지 않는다. 읽기 쉬운 글자로 쓴 편지와 소설, 집안의 일기, 장터에서 부르는 노래가 사람들의 삶을 남긴다. 신은 엄숙한 제례에 초대받을 수도 있고, 궁녀의 편지나 장인의 작은 소원에 이끌릴 수도 있다.
대연의 공적인 질서는 황가를 중심으로 세워진다. 황제의 명을 받드는 관청이 나라를 다스리는 동안, 문파와 세가는 명성과 약속으로 얽힌 강호를 이룬다. 황도 연경이 황가의 터전이라면, 큰 강과 육로가 만나는 하진은 강호의 소식이 모이는 도시다.
시즌 1에서 대연의 색채는 무림에 가깝다. 객잔에서는 표행을 함께할 사람을 구하고, 약방에서는 상처를 치료하며 소식을 나눈다. 산중 문파의 제자와 세가의 후계자, 이름 없는 낭인과 표국의 고수가 같은 길을 지난다. 무림맹은 이들을 모두 지배하는 정부가 아니라 공동 규칙과 분쟁을 다루는 연합체다.
하진에는 객잔가와 표국 거리, 약재시장, 선착장과 비무장이 가까이 놓여 있다. 비무를 앞둔 이들은 장소와 병기, 승패 조건을 정하고 입회인을 세운다. 승패만큼 오래 남는 것은 약속을 지켰는지에 관한 평판이다.
긴 포와 활동하기 편한 짧은 겉옷, 허리띠와 매듭, 문파의 패찰이 사람의 차림을 완성한다. 무공보와 문파 계보, 표행 계약서와 강호 소식지가 저마다 다른 기록을 남긴다. 농사와 공예, 상업을 업으로 삼는 보통 사람들의 생활도 그 곁에서 이어진다.
무공은 인간의 수련 체계이고, 권능은 신의 관장에서 비롯된 힘이다. 신이 문파와 인연을 맺거나 무공을 익힐 수는 있어도 모든 신이 무인이 될 필요는 없다. 비와 서책, 귀향과 장례를 관장하는 신도 강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벨루아는 왕실과 귀족, 자치 도시와 길드가 서로 다른 권한을 지닌 왕국이다. 왕도 몽클레르에는 석조 궁전과 넓은 광장이 자리하고, 오래된 골목을 따라 공방과 인쇄소, 선술집이 이어진다.
궁정의 연회와 가면무도회, 귀족의 살롱은 예술과 소문이 오가는 자리다. 도시의 광장에서는 공연과 장터가 열리고, 길드회관에서는 장인의 작품을 심사한다. 누군가가 살롱에서 꺼낸 이야기가 다음 날 소책자에 실려 거리에서 읽히기도 한다.
자수와 레이스를 더한 궁정복, 긴 코트와 망토, 일을 하기 편하게 여민 노동복이 신분과 생활을 드러낸다. 석조 건물과 회랑, 분수와 정원은 화려한 중심가를 이루며, 그 뒤에는 공동 화덕과 세탁터를 나눠 쓰는 사람들의 집이 붙어 있다.
왕령과 공증 문서, 길드 장부가 공적인 약속을 남긴다면 편지와 인쇄물은 사람들의 평판을 움직인다. 신은 궁정의 후원자로 불릴 수도 있고, 이름 없는 극단이나 작은 공방과 오래 인연을 맺을 수도 있다.
마사르는 큰 강을 따라 농경지와 도시가 이어지는 술탄국이다. 술탄의 성채 아래 관청과 학당, 치료소와 시장이 모여 있고, 강배와 대상이 먼 지역의 물건과 소식을 가져온다.
수도 자히라는 업종마다 다른 시장 골목을 품는다. 직물과 금속 공예품을 파는 거리 옆에 필사본과 책을 다루는 시장이 있고, 대상숙의 안마당에서는 먼 길을 온 상인들이 짐을 푼다. 공익 신탁으로 운영되는 식수대와 학당은 여행객과 주민 모두가 드나드는 곳이다.
밝은 천으로 만든 긴 옷과 넉넉한 겉옷, 햇빛과 먼지를 막는 머리쓰개가 일상적인 차림이다. 집은 안뜰을 중심으로 방을 두며, 가림창과 차양으로 열기와 시선을 조절한다. 강가의 수문과 수위 측정 시설은 성채만큼이나 도시 생활에 중요하다.
필경사와 제본공이 책을 만들고 학자들은 천문과 달력을 연구한다. 오래된 유적은 지금의 도시보다 더 먼 시대를 보여 주는 흔적이다. 오늘의 마사르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유적 곁에서 장사하고 공부하며, 강의 수위와 내일의 날씨를 이야기한다.
신들이 모여 사는 도시는 오직 하나, 아카식 레코드다. 창조주가 떠난 돌 의자와 진리의 흔적이 남은 자리를 중심으로 자라났으며 인간 세계와 맞닿아 있다. 서로 다른 지역과 시대에 현현한 신들이 이곳에서 이웃이 된다.
도시 중심에는 창세회가 모이는 전당과 오래된 기록을 다루는 서고가 있다. 그 주위로 단체의 회관, 상점과 주거지, 손님을 맞는 정원과 광장이 이어진다. 인간 세계로 향하는 관문과 각 신의 신역으로 통하는 길도 도시 곳곳에 놓여 있다.
인간이 신도시에 들어오기는 매우 어렵다. 인간 사절이나 예술가의 방문은 드문 예외이며, 초대만 받으면 누구나 통과하는 길은 아니다. 인간과의 교류는 주로 인간 세계에서 만나거나 소식을 주고받으며 이어진다. 인간으로 살다 신이 된 인신은 인간 손님이 아니라 다른 신과 함께 도시에서 살아가는 신이다.
이곳의 생활이 늘 장엄한 것은 아니다. 오랜 신들이 같은 찻집 자리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갓 현현한 신이 길을 묻는다.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에도 시장은 열리며, 우연히 만난 이웃과 나눈 말이 새 신화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도시의 장소는 그곳에서 벌어진 일에 따라 달라진다. 자주 모여 약속을 나눈 골목이 약속의 거리가 되고, 한 신이 오래 돌본 정원에 새로운 이름이 붙는다. 아카식 레코드는 신들이 함께 살아온 시간만큼 모습을 바꾼다.
파벌은 신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큰 사상적 갈래다. 단체는 그 생각을 바탕으로 사람과 재산, 회관과 인맥을 갖추고 움직이는 실제 조직이다. 단체의 소속과 대표는 공개되어 있으며 서로 누구와 뜻을 함께하는지 안다.
광명파는 밝고 개방적인 인상으로, 장막파는 엄숙하고 짙은 분위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선이나 악을 대표하지 않는다. 도움을 주려던 개입이 지나칠 수 있고, 냉정해 보이는 거절이 인간의 자유를 지킬 수도 있다.
| 파벌 | 먼저 묻는 것 | 주요 단체 |
|---|---|---|
| 광명파 | 지금 무엇을 바꾸고 이루어야 하는가? | 여명교단, 후서연합 |
| 장막파 | 바꾸기 전에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 원율성단, 공석재단 |
| 독립파 | 이 일의 당사자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 만상연합 |
소속은 활동 자격을 나누지 않는다. 어느 단체에 속하든 인간을 돕고, 사건을 조사하고, 다른 신과 경쟁하거나 협력할 수 있다. 같은 파벌 안에서도 판단이 갈리며 다른 파벌의 신끼리 손을 잡기도 한다. 이 다섯 단체 외에도 신들은 작은 모임과 조직을 만들 수 있다.
광명파는 창조주가 남긴 여백을 신과 인간이 이어받았다고 본다. 이미 주어진 세계를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살아가는 이들이 다음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시도에 호의적이고 인간 세계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만 좋은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광명파 안에서도 어디까지 도와야 하고 언제 손을 거둬야 하는지 자주 논쟁한다.
여명교단은 신에게 닿은 부름을 가능한 한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인간과 가까이 지내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직접 나서는 신들이 많다. 공개적인 축복과 구호, 교육과 후원을 통해 신과 인간의 신뢰를 쌓는다.
교단은 선의를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지만 인간의 뜻을 대신 결정할 위험도 안고 있다. 오래된 구성원일수록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만큼, 상대가 정말 그것을 원하는가를 묻는다.
후서연합은 아직 쓰이지 않은 역사를 함께 만든다는 뜻에서 이름을 얻었다. 단체와 개인의 계약, 교류와 후원을 엮는 공개 연합체다. 인간의 상인과 예술가, 사절과는 주로 인간 세계에서 만나거나 소식을 주고받는다. 신도시 회관을 직접 찾는 인간은 드물며 별도의 출입 경위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고 다음 시도로 이어지게 하는 데 관심이 많다. 무엇을 세상에 알릴지 고르는 힘이 큰 만큼, 화려한 소문 뒤에서 당사자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게 경계해야 한다.
장막파는 신의 힘이 크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오래된 법칙과 인간이 스스로 살아갈 여지를 지키지 않으면, 한 번의 기적이 수많은 삶을 다른 방향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엄격한 절차와 절제를 중시한다. 그 태도가 필요한 피해를 막기도 하지만, 눈앞의 사정을 충분히 듣지 못한 채 변화를 늦추기도 한다. 장막파 역시 무엇을 지키기 위한 규칙인지 끊임없이 설명해야 한다.
원율성단은 창세의 법칙과 신들 사이의 약속을 연구하고 지킨다. 관장이 겹치는 분쟁이나 권능이 충돌하는 일에서 경계를 살피며,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하려 한다.
성단의 신들은 차분하고 엄정한 인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규칙은 스스로 목적이 될 수 없다. 새로 생긴 일에도 오래된 조항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가 성단 안의 중요한 논쟁이다.
공석재단은 창조주의 빈자리와 오래된 성물, 사라질 위험에 놓인 기록을 보전한다. 후원자들이 맡긴 재산으로 서고와 보관소를 운영하며, 당장 쓸모를 알 수 없는 유산도 함부로 처분하지 않는다.
재단이 빈자리를 지킨다고 해서 모두 창조주의 귀환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성급히 잃지 않으려는 신들도 함께한다. 신중한 보관이 지나치면 필요한 기록까지 닫아 두게 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독립파는 모든 사건을 하나의 원칙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본다. 개입해야 한다거나 물러서야 한다는 결론부터 정하지 않고, 그 일에 얽힌 이들의 뜻과 형편을 먼저 살핀다.
여기서 독립은 혼자 행동한다는 뜻이 아니다. 큰 파벌의 방침이 작은 단체와 개인의 선택을 대신하지 못하게 하자는 입장이다. 사건마다 다른 편에 설 수 있고 두 파벌 모두와 협력하거나 모두에게 반대할 수도 있다.
만상연합은 독립적인 신들과 작은 모임이 힘을 모은 공개 연합체다. 가입한 이들의 이름과 대표, 회의에서 맺은 합의를 공개한다. 사안별 대표를 세우며 중요한 결정에는 그 일의 당사자를 참여시킨다.
연합은 협상과 공동 후원, 분쟁 중재를 통해 혼자서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신과 인간을 돕는다. 필요할 때는 여명교단과 나란히 사람을 구하고, 다른 날에는 원율성단과 함께 지나친 개입을 막는다.
유연함은 연합의 장점이자 약점이다. 매번 의견을 모으느라 결정이 늦고, 바깥에서는 입장이 자주 바뀐다고 보기도 한다. 만상연합의 신들은 그때그때 편한 쪽을 고른다는 의심에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창세회는 신도시의 최고 조율 기관이다. 창세의 법칙과 인간의 첫 기억에서 비롯된 가장 오래된 신들이, 신들 사이의 일을 함께 조정하기 위해 세웠다. 이들은 창세에 뿌리를 둔 존재들이지만 창조주의 실종을 직접 본 증인은 아니다.
창세회는 인간 세계에 대한 중대한 개입, 공용 장소의 질서, 여러 신과 단체가 얽힌 분쟁을 다룬다. 모든 신의 사생활과 신역을 통치하는 왕실은 아니다. 누구도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일에 책임을 나누는 자리다.
| 직책 | 맡는 이 | 역할 |
|---|---|---|
| 의장 | 아카식 관리진 | 안건을 정리하고 회의를 주재하며 최종 조율을 맡는다. |
| 의원 | 아카식 운영진 | 안건을 심의하고 의견을 내며 표결에 참여한다. |
| 서기 | 발탁된 세계관 운영진 | 회의와 합의를 기록하고 기존 기록과 어긋나는 부분을 확인한다. 창세회 구성원은 아니며 표결권도 없다. |
창세회의 의석은 파벌에 나누어 주는 몫이 아니다. 의장과 의원에게 개인적인 신념이 있더라도 공적인 판단은 도시 전체에 미칠 영향을 두고 내려야 한다. 서기는 어느 쪽의 입장을 대신 주장하기보다 서로 다른 의견이 기록에서 사라지지 않게 지킨다.
창조주의 빈자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창세회에서도 오래 의견이 갈린 문제다. 답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신들은 지금 자신들이 내리는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공동의 안건은 일반 신격 의결과 창세회 의결로 나눈다. 발의할 때 어느 의결인지 정하며, 두 의결의 표는 섞어 세지 않는다.
일반 신격 의결은 해당 서버에서 승인받고 플레이 가능한 신격마다 한 표를 행사한다. 한 사용자가 여러 신격을 맡고 있다면 신격을 바꾸어 각각 참여한다. 참가자의 운영 직책이 신격의 표를 늘리거나 대신하지는 않는다.
창세회 의결은 해당 서버의 의장과 의원이 사용자마다 한 표를 행사한다. 의장은 아카식 관리자(서버 소유자 포함), 의원은 아카식 운영진이 맡는다. 여러 직책이나 여러 신격을 지녀도 창세회 표는 한 표다.
투표할 때는 해당 서버에서 승인된 활동 신격을 선택해야 한다. 창세회 의결에서도 활동 신격은 누가 발언하는지를 나타낼 뿐, 사용자당 한 표라는 집계 기준은 바뀌지 않는다.
서기는 세계관 운영진이 맡는다. 회의와 합의를 기록하는 자리이며 창세회 구성원도, 창세회 의결의 투표자도 아니다. 서기에게 승인된 플레이 가능 신격이 있다면 그 신격으로 일반 신격 의결에는 참여할 수 있다.
인간은 신이 태어날 의미를 만들지만 태어난 신을 마음대로 부릴 수는 없다. 신 역시 자신의 선택으로 인간에게 다가가며, 인간의 삶에 손을 댄 결과를 피할 수 없다.
기도에는 거창한 소원만 담기지 않는다. 무사히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 잊고 싶은 이름, 끝내 지키고 싶은 약속도 신에게 닿는다. 한 신은 응답하고 다른 신은 침묵하며, 자신보다 더 어울리는 신에게 그 사연을 건네기도 한다.
신들 사이의 인연도 함께 겪은 일에서 생긴다. 한때의 동맹이 오랜 경쟁으로 바뀌고, 적대하던 두 신이 같은 인간의 기도를 계기로 손을 잡는다. 가족처럼 가까우면서도 관장을 두고 다투는 관계도 있다. 하나의 이름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연이 각자의 신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신화는 먼 옛날에 끝난 이야기만을 뜻하지 않는다. 신이 현현한 날, 두 신이 처음 맺은 약속, 한 도시의 풍습을 바꾼 사건처럼 오래 기억되고 전해질 만한 일은 새로운 신화가 된다.
같은 사건도 전하는 이의 기억과 믿음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남는다. 서로 어긋나는 기록이 함께 전해질 수도 있다. 어느 쪽을 믿느냐에 따라 신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진다.
서약은 신과 인간, 신과 신 사이에 맺는 무거운 약속이다. 지켜진 서약은 신뢰와 전통을 낳고, 깨진 서약은 원한이나 금기로 남는다. 성물은 그런 약속이나 오래된 사건, 신의 권능과 깊이 얽힌 물건이다. 평범한 물건도 오랜 기억 속에서 성물이 될 수 있다.
신화에는 승리만 남지 않는다. 서툰 화해와 우스운 실수, 누군가를 기다린 시간도 오래 기억된다. 신과 인간은 그렇게 살아온 일을 진리에 더하며 다음 시대를 맞는다.